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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재형 양극성 장애, 약물 치료로 안정화되다

송유린 2026. 1. 28. 15:19

들어가며

"의사 선생님, 이 약들을 조합해야 하는 건 제 상태가 급성인가요? 혼재형이라고 하셨는데 예후는 어떻게 되나요?"

30대 중반 직장인 A씨는 반복되는 우울증 재발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다가 약을 임의로 중단했다. 6개월 후 분노 조절이 어려워지고 손발이 떨리며 지속되는 흥분 상태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A씨의 상태를 "양극성 장애의 혼재 삽화(混在 揷話, mixed episode)"로 진단하고 다제 약물 치료를 시작했다.

진단까지의 여정

반복 재발의 신호

처음엔 단순 우울증으로 치료받았다. 약을 먹으면 나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울증이 자주 재발했다.

정신과 의사는 "재발 횟수가 증가하면 양극성으로 진단이 바뀔 수 있다"고 했지만, A씨는 조증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약물 치료로 안정을 찾은 후, A씨는 스스로 약을 끊기로 결정했다. 3~4개월간 괜찮다가 증상이 돌아왔다. 이번엔 달랐다.

 

혼재 삽화의 출현

"화가 나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손이 떨리고, 말도 많아지고, 동시에 죄책감과 절망감도 느껴졌어요."

A씨가 경험한 것은 조증도, 순수 우울증도 아닌 혼재 상태였다.

조증의 에너지와 우울증의 절망감이 동시에 나타나는 불쾌한 상태—이것이 혼재 삽화의 특징이다.

·      과도한 활력과 분노·짜증이 동시에 나타남

·      손 떨림, 심계항진(심장 쿵쾅거림)

·      충동적 행동과 자살 생각의 공존

·      수면 욕구 감소와 무기력함이 함께

의사는 즉시 여러 약물을 처방했다.

처방된 약물 조합의 의미

급성 안정화 전략

A씨가 받은 처방은 다음과 같았다

아침 (기상 직후 또는 식사 후 30분)

·      플루옥세틴(Fluoxetine, 폭세틴) 10mg: 우울증·불안 근본 치료(SSRI)

·      인데놀(Propranolol) 10mg: 떨림·심계항진·신체 불안 완화

·      탄산리튬(Lithium carbonate, 리단) 150mg(0.5정): 기분 안정화 및 조증 억제

·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아빌리파이) 0.5mg(0.5정): 혼재 증상(짜증·조증) 부분 완화

점심 (선택사항: 졸음 피하려면 생략 또는 간단한 식사만)

·      약물 복용 없음 (아침 폭세틴의 졸음 부작용 고려)

저녁 (저녁 식사 후 30분~1시간)

·      인데놀(Propranolol) 10mg: 밤중 불안·떨림 완화

·      탄산리튬 150mg(0.5정): 기분 변동성 안정화

·      아리피프라졸 0.5mg(0.5정): 밤 혼재 증상 예방

필요시(PRN: 낮 시간 중)

·      인데놀 10mg(1정): 흥분·떨림·짜증 급성 악화 시 즉시 복용, 최소 4시간 간격, 하루 최대 3정까지

 

실제 복용량 정리

A씨의 최종 처방약은 다음과 같다[3]:

약물명 (성분명) 아침 용량 점심 저녁 용량 효과
폭세틴(플루옥세틴) 10mg - - 우울·불안 치료
인데놀(프로프라놀롤) 10mg - 10mg 떨림·신체불안
리단(탄산리튬) 150mg - 150mg 기분 안정화
아빌리파이(아리피프라졸) 0.5mg - 0.5mg 혼재 증상 조절
PRN 인데놀 - 필요시만 - 급성 악화 대처

 

총 일일 용량: 인데놀 20mg(+PRN), 폭세틴 10mg, 리단 300mg, 아빌리파이 1mg

 

 

폭세틴으로 인한 점심 졸음 대처법

졸음이 생기는 이유

아침에 복용한 폭세틴(SSRI)은 혈중 최대 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4~8시간. A씨의 경우 아침 7시 복용 시 정오~오후 3시에 최고 농도 도달로 졸음이 생기는 상황[세로토닌 재흡수 억제로 뇌의 진정 작용

 

대처 방법

1. 식사와 함께 복용

·      공복에 폭세틴 복용 시 위장 자극↑, 졸음도↑

·      아침 밥이나 유제품과 함께 먹으면 흡수 속도 둔화로 점심 졸음↓

2. 수분·카페인 조절

·      아침 약 복용 후 물 충분히 마시기(2L/일 목표)

·      점심 직전 가벼운 카페인(커피 1잔) 가능 - 리튬 복용자는 카페인 과다 피할 것

3. 낮 활동 증가

·      오전 중 햇빛 노출 30분(생체 리듬 조절)

·      점심 직후 5~10분 산책(뇌각성 상승)

4. 약물 복용 시간 조정 (의사와 상담 후)

·      옵션A: 아침을 약간 더 일찍(5:30시)에 복용

·      옵션B: 폭세틴을 저녁으로 옮김(더 일반적, 이미 아침 인데놀·리단·아빌리파이로 기본 처방 충분)

5. 점심 식사 관리

·      카페인 첨가 음식(음료, 밀크 초콜릿) 추가

·      가벼운 단백질(계란, 두부) + 야채로 혈당 안정

·      과식 피하기(대량 탄수화물↑ → 졸음↑)

 

A씨의 선택

의사와 상담 후 A씨는 아침 복용을 6시 30분으로 앞당기고 점심 전 가벼운 산책을 추가했다. 2주 후 점심 졸음이 70% 이상 감소했다.

 

각 약물의 역할과 아침·저녁 분배 이유

플루옥세틴(폭세틴, SSRI 항우울제) - 아침만

·      역할: 우울증과 불안의 근본 치료

·      효과: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로 기분 개선, 2~4주 후 본격 효과

·      졸음 부작용: 아침 단회 복용으로 점심 졸음 최소화(저녁 복용보다 부작용 적음)

·      주의: 양극성 장애 환자는 SSRI 단독 복용 시 조증 악화 위험, 따라서 기분안정제와 필수 병용

프로프라놀롤(인데놀, β차단제) - 아침·저녁 분할

·      역할: 신체적 불안 증상 즉시 완화 (떨림·심계항진·짜증 신체화)

·      효과: 낮 흥분·분노 시와 밤 불안으로 구분해 복용

·      특징: 기분 자체를 치료하진 않지만 증상 완화로 심리 안정, 약 1시간 내 작용

·      PRN: 예상치 못한 급성 짜증·떨림 악화 시 추가 복용(최소 4시간 간격, 하루 최대 3정)

탄산리튬(리단, 기분안정제) - 아침·저녁 분할

·      역할: 조증·우울 삽화의 반복 억제, 기분 변동성 안정화

·      효과: 낮·밤 지속적 기분 안정화 위해 분할 복용

·      주의: 혈중 농도 관리 필수(0.6~1.2mEq/L), 정기 혈액 검사 필요

·      복용 시 충분한 수분(2L/일) 섭취, 소금 섭취 일정하게 유지 필수

아리피프라졸(아빌리파이, 비정형 항정신병약) - 아침·저녁 분할

·      역할: 혼재 삽화의 핵심 치료약 (짜증+우울 동시 증상)

·      효과: 도파민·세로토닌 부분 작용제로 조증·혼재·우울 모두 효과

·      저용량(0.5mg 아침·저녁): 부작용(진정·체중 증가) 최소화하면서 혼재 증상 조절

·      특징: 양극성 장애 1형·2형·혼재형 모두 1차 치료약이며, 다제 병용 시 상승 효과

 

혼재형의 특징과 예후

다른 유형과의 비교

구분 1형 양극성 (조증 중심) 2형 양극성 (우울 중심) 혼재형 (조증+우울 동시)
주요 증상 높은 에너지·과다활동·과소비 장기간 우울·무기력 분노·떨림·우울 동시
삽화 순서 조증 → 우울 순차 우울 → 경조증 순차 혼재 증상 반복 또는 교대
재발 패턴 삽화 간격 비교적 김 재발 빈도 높음 재발 가장 빈번
자살 위험 낮음 중간 높음
입원 필요성 자주 필요 드물게 중간 정도
치료 난점 부정 감정 치료 저항성 항우울제 악화 위험

 

혼재형의 예후

혼재형 양극성 장애는 예상과 달리 적절한 치료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도전 과제

·      재발 빈도가 높음(삽화 간격이 짧음)

·      자살 위험이 1형보다 높음(혼재 상태에서 40% 이상이 자살 생각 경험)

·      만성 경과 가능성(우울 비중이 크기 때문)

·      불안·ADHD 동반으로 치료 복잡성 증가

긍정적 전망

·      기분안정제(리튬)+아리피프라졸 조합으로 60~70% 환자가 안정화

·      약물 순응도 따라 일상생활과 사회 기능 회복 가능

·      생활 관리와 심리치료 병행 시 재발률 50% 이상 감소

·      첫 재발 후 조기 진단과 치료로 장기 예후 개선

 

A씨의 현재 상황과 변화

급성기에서 안정기로

약물 처방 후 1주일, A씨는 변화를 느꼈다.

"아침에 약을 먹으면 짜증이 조금 줄어들고, 손 떨림도 덜했어요. 밤에는 잠이 빨리 들었고요."

2주째 혈액 검사에서 리튬 농도(0.85mEq/L)가 치료적 범위 내로 유지되었다. 기분 변동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모니터링의 중요성

A씨는 매일 기분 일지를 기록하기로 했다

·      아침·저녁 기분(1~10점)

·      수면 시간과 질

·      불안·분노·충동 정도

·      약 복용 여부

"다시 약을 끊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일지를 보면 약이 얼마나 도움 되는지 알 있을 같아요."

 

다음 단계

의사는 A씨에게 다음을 설명했다

1.     초기 4주: 현재 다제 약물 유지로 급성 증상 안정화

2.    4주~8주: 증상 호전에 따라 약물 조정(필요 시 인데놀·폭세틴 감량 고려)

3.    3개월 이후: 유지요법으로 전환(리튬+아리피프라졸 중심)

4.    장기 관리: 최소 2~5년 약물 유지, 재발 이력 따라 평생 관리 고려

 

생활 관리의 5가지 핵심

A씨가 배운 재발 예방법

1. 규칙적 생활 리듬

매일 밤 11시 취침, 아침 7시 기상(주말도 동일). 이는 단순해 보이지만 양극성 장애 재발 방지의 기초다.

2. 스트레스 관리

"4-7-8 호흡법"을 배웠다. 코로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7초간 참은 후 입으로 8초간 내쉬는 방법으로 짜증이 올라올 때마다 실천한다.

3. 기분 기록

앞서 언급했듯이 매일 기분 일지 기록으로 조기 경고 신호를 포착한다.

4. 약물 순응

"약을 끊었다가 되돌아온 상태가 이것입니다." A씨는 이제 약을 절대 임의로 중단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약을 중단한 환자의 56%가 1년 내 재발하지만, 지속 복용 시 39%로 낮아진다.

5. 조기 대처

흥분·떨림·수면 감소·짜증 증가 등 재발 초기 신호를 감지하면 24시간 내 정신과 연락.

 

 

혼재형 양극성 장애를 이해하며

혼재형 양극성 장애는 "가장 위험하지만 적절한 치료로 가장 호전 가능한" 형태다.

A씨의 사례처럼 다제 약물 조합(리튬+아리피프라졸+SSRI+β차단제)과 생활 관리를 병행하면:

·      급성 증상(분노·떨림)은 수일 내 완화

·      기분 안정화는 2~4주 내 도달

·      재발 예방은 장기 약물 순응으로 달성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을 끊지 않는 것"과 "조기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처음엔 복잡한 약 조합이 무서웠지만, 이제 이 약들이 저를 지키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평생 관리해야 한다는 게 처음엔 슬펐지만, 잘 관리하면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A씨는 이제 매일을 소중히 여기며, 규칙적인 삶 속에서 안정을 찾고 있다.

 

면책 및 참고
본 글은 개인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진단·처방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 약물, 치료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참고자료: 질병관리청/국가건강정보포털/DSM-5 등)